2021~2025세상사는이야기

┃사설(社說)┃비산악단체 대한산악연맹은 명칭 변경이 마땅하다

장 불재 2024. 7. 17. 08:45

 

대한산악연맹(이하 ‘대산련’)은 1966년 교육부로부터 법인허가를 받아 1997년까지 30년간 산악단체로서 소명을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1998년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내 펜싱경기장 사무실로 입주하면서부터 ‘산악단체’에서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 단체’로 전환하여 곧 30년을 앞두고 있다.

 

창립 60년 중 전반기 30년은 산악단체로 후반기 30년은 경기단체로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60년간 여전히 산악연맹이란 명칭을 사용한다.

 

물론 대외적 인지도 측면에서 계속 사용하려는 의도는 모르는 바 아니나, 실질적으로 ‘산악(Alpine)’이 아닌 ‘경기(Game)’를 전문으로 하는 단체가 전면에 산악단체 간판을 표방함은 많은 이들에게 오인과 혼란을 야기한다. 


경기란 반드시 규칙(Rule)으로서 방법을 안내하고, 위반 시 벌을, 승리자에게 상을 주기도 한다. 이 규칙을 겨루기 경쟁자들에게 공정하게 적용하는 심판을 두어 경기 진행과 상벌을 판단케 한다.

 

한마디로 경기는 규칙과 심판이 필수요소이다. 그래야 경기 경쟁자(선수)는 수긍을 하게 된다.


반면 등산, 캠핑, 걷기, 탐험 등 아웃도어 활동은 자연을 배경으로 지형, 날씨, 시간, 참가자 조건 등 제각각이므로 참가자에게 적용되는 공평한 기준이 원천적으로 형성될 수가 없다.

 

따라서 규정이나 심판이 존재할 수 없다. 아니 참가자 자신들은 경쟁이 아니기에 규정이나 심판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아웃도어 활동은 자연사랑과 자기절제 타인배려가 기본정신이다. 즉 경쟁자도 규정도 심판도 없기에 벌칙도 포상도 없다. 그래서 어떤 대가나 보상이 없는 무상(無償)의 행위라고 한다.

30년간 산악단체 고유기능 발휘 능력 부재 대산련

산악연맹을 간판으로 하는 대산련은 국고를 보조받아 운영하는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인데 자칫 산악단체로서 대표성이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한다.

 

이는 여러 기관이나 대중들에게 산악연맹이 하는 행위가 산악 분야의 공신력의 기준인 것처럼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대한산악연맹은 최근 30여 년간 산악 간판에 비하여 산악계를 대표하는 전문적 산악 활동의 조직, 훈련, 캠페인 등을 견인하거나 체계적인 산악문화와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지 않았다.

 

그것을 약하게라도 지속하였다면 한국산악계가 현재와 같이 몰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작금의 한국산악계는 사실상 중심이 없고 시스템이 붕괴된 상황이다.


전국의 산 정상마다 정상 정복을 먼저 인증하려고 XX야크 업체 깃발을 든 패거리들이 서로 고성을 지르고 얼굴을 붉힌다. 자연에서 인내하고 심성을 겸손하게 배우는 고유한 가치 ‘호연지기’는 배척당하고 과정보다는 오직 결과를 위한 경쟁이나 과시를 부추기는 천박한 지경이 만연하다.
현재 한국 산악문화, 아웃도어 문화는 자연 친화는 멀어지고 오직 자연을 이용한 상업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아웃도어에 당대 톱스타가 모델로 등장해서 대량 제품생산과 폭리를 취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산악선진국은 탄소중립과 자연사랑, 도전정신에 역행하지 않으려 연예인이나 대중 매체로 아웃도어를 홍보하지 않는다. 그렇게 절제하니 폭리를 취하지도 않는다. 


이른바 ‘바람은 통하고 방수는 된다’는 고X텍스 브랜드제품 소비는 한국이 유럽 산악선진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2번째 소비 국가이다. 사실상 비닐옷 기능을 과대 포장한 단순 브랜드 마케팅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한국 자연환경에서는 ‘등에 땀띠 생기고 발에 무좀이 생긴다’는 경험으로 전문산악인들은 이 제품을 배제하지만 일반인들은 정말 그 기능인 줄 알고 믿는다.

 

어느 분야든지 전문가, 전문단체, 전문언론은 일반인들에게 올바른 정보와 방향을 제시하여야 하는 의무와 책임감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대산련이 건전한 산악문화를 위하여 일반인들에게 올바른 방향이나 비전을 주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한국산악 대표단체인양 행세하는 대한산악연맹의 위험한 줄타기

그럼에도 대산련은 오만하게 산악연맹 간판으로 한국산악계를 대표하는 양 행세를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산련에서 주도하는 ‘대한민국산악상’ ‘히말라야14좌 체육훈장 청룡장 등급 추천’ ‘산림청 국립산악박물관 건립’ 건이다. (14좌는 일본식현, 14봉이 옳음)  


2014년 국고 175억 원을 들여서 속초에 개관한 국립산악박물관은 대산련이 자신들의 추진 업적으로 대대적인 자화자찬을 했다.

 

당시 산림청은 ‘히말라야 14좌 등정자 5인을 보유한 세계 산악강국의 자존심’ 이라고 해괴한 취지의 보도자료를 내었다.

 

그때 많은 산악인들이 산악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고를 낭비하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산악박물관 건립 명분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국립이란 명칭이 수식된 거창한 산악박물관 2층에는 세계적 영웅이라고 사칭한 히말라야 14봉 등정자 전시관이 버젓이 있다.  


전문산악인들은 히말라야 14봉 정상 정복하기 트레킹은, 세계 산악계가 추구하는 '미지의 개척, 극한의 도전’이라는 알피니즘 가치와 너무나 동떨어진 트레킹 관광회사의 이벤트상품일 뿐이라고 치부한다.

 

그런데 여기에 참가한 아웃도어 업체 소속 한국인 14봉 ‘트레커’들은 국제 산악계에서 상을 받거나 세계언론에 단 한 줄도 안 나온다.

 

그러나 국내용 ‘세계적 산악영웅’으로 둔갑하고, 국위선양 업적을 빙자한 ‘전문산악인’ 행세를 한다. 어처구니없게도 이들의 일그러진 영웅 만들기에 정부가 막대한 국고를 투입하여 산악박물관으로 보증을 서 준 셈이다.

 

정부에서까지 이러하니 인터넷에 히말라야 14좌를 검색하면 일반인들은 이를 믿고 ‘세계적인 산악영웅 국위선양’이라고 앵무새처럼 그대로 인용하여 퍼뜨리고 있다.


또한 대산련은 히말라야14좌 등정자를 체육훈장 5등급 중 최고등급인 청룡장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몇 년간 유럽 전문산악인과 과학자들이 주축이 된 국제산악검증팀이 히말라야 14봉 등정자 전수조사를 GPS와 드론 등 과학 장비를 총동원하고 정상 실사검증을 하였다.

 

한국인 히말라야 14봉을 등정했다고 주장하는 7명에 대해 전원 14봉 등정 증거가 없다고 발표하였다. 엄홍길씨는 10개, 그 외 6인은 11개, 12개 등정자라고 발표했다.

 

국제산악검증팀은 스스로 등정자라 주장하는 당사자에게 이의를 제기하라고 하였으나 한국인 중에서 어느 누구도 반론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쯤 되면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은 이들은 정부가 나서기 전에 스스로 양심선언하고 전부 반납을 해야 마땅하다.


대산련이 주도한 ‘히말라야 14봉 등정자 이벤트’로 파생하는 일련의 엄청난 사건의 주무부처 문화체육관광부와 산림청 공무원들을 문책해야 할까?

 

고도의 전문 산악 분야에 비전문가 공무원들이 ‘산악단체’라는 간판을 보고 자문을 받은 것을 문책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를 침소봉대 허위 과장하여 공무원들을 기만하여 막대한 예산을 허비케 한 자칭 산악단체가 처벌받아야 하는 것이다.
최근 전국에 ‘국립등산학교’ 개설과 운영에 등산과 무관한 막대한 예산이 낭비 된다고 민간등산학교에서 이의를 제기한다.

 

업체 배불리는 예산낭비 유발 자문을 산악연맹이 하지 않았기를 바란다.     
대산련은 거창하게 국호를 내걸고 ‘대한민국산악상’이라는 상을 매년 시상한다.

 

국호를 사용하라고 정부기관 누구도 위임하지 않았다. 경기전문단체인 대산련이 산악 전문단체를 빙자하여 산악을 평가하고 시상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자행되고 있다. 


물론 전문산악인들은 이 상의 공신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대한산악연맹이 산악 전문단체가 아닌 경기 전문단체라는 근거

그렇다면 산악인들과 스포츠클라이머들이 대산련에 산악 전문단체를 빙자하지 말고 경기단체로 간판을 교체하라고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그것은 대산련 상위단체인 대한체육회의 종속관계 규정, 대산련 법인체 정관의 목적과 주요사업 내용, 그리고 연간 사업내역과 예산에서 찾을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대한체육회의 ‘경기종목단체’는 반드시 ‘경기단체’로서의 사업과 목적을 수행하도록 표준정관으로 통일하여 규정해놓았다.

 

체육회 산하 경기종목단체는 축구종목, 수영종목, 복싱종목, 산악종목 등 64개에 이른다. ‘산악종목’은 인공암벽에서 게임하는 ‘스포츠클라이밍 경기’를 말한다.

 

이를 대한체육회의 전국체전 등 한국 내 대회에서 ‘산악종목(스포츠클라이밍)’으로 표기하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는 ‘스포츠클라이밍’ 종목이라고 표기한다.

 

그런데 대산련은 ’스포츠클라이밍 종목‘이라고 하지 않는다. 한글로 꼭 쓰려면 ’인공등반종목‘으로 하면 될 일인데 ’산악(스포츠클라이밍) 종목‘이라고 굳이 괄호까지 사족을 달면서 타이틀에 집착한다. 


대산련의 주요 예산은 경기 종목 64개 단체와 마찬가지로 대한체육회로부터 교부받는다. 당연히 대산련의 정관과 목적사업은 경기단체의 통일된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대산련 정관 제4조 목적사업 총 15개항 중에서 1항에서 13항까지가 경기(스포츠클라이밍)에 관한 사업이다. 말미 14항~15항만이 등산에 관한 사업내용이다.

 

정관의 목적 사업이 이럴진대 예산 또한 이에 비례하여 편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대산련의 명칭은 ‘산악단체’인데 주요사업 대부분이 ‘경기단체’라는 게 입증되는 것이다. 


대산련 2024년도 사업계획서를 분석해 보면 신규사업은 1건, 기존사업 78건이다. 


국내·해외사업 79개 중 공통 9개를 제외하면 ‘산악’부문이 14개(20%), ‘경기’부문이 56개(80%) 사업이다. 이 사실에서 대산련은 산악단체가 아닌 경기단체라고 간판을 교체해 달아야 하는 이유가 명백하게 드러난다. 

자정 능력 상실 대한산악연맹은 명칭변경으로 개과천선해야 

그간 전임 대산련 회장 이 모씨부터 밀실에서 추대란 이름으로 20명도 안 되는 각 시도 산악연맹 회장들의 박수로서 통과시겼다.

 

그러나 직전 회장 선거는 대한산악연맹 역사상 최초로 각 분야를 대표하는 대의원이 100명 이상 참여하는 가장 정통성있는 민주적 방식으로 치루어졌다. 


이 선거에서 대구지역 산악인 김종길씨가 중앙에서 20여 년간 장기집권한 기득권 세력 이 모씨 사단을 대표한 노익상씨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그야말로 대변혁의 상전벽해(桑田碧海) 시대가 도래한 것이었다. 김회장은 대산련을 산악단체와 경기단체로 분리하겠다는 개혁의지가 매우 강했다.

 

그러나 선거에 패배한 세력들은 김회장과 임원진 업무를 사사건건 방해하다가 ‘무능력하다’는 이유로 12명의 각 시도회장이 임시총회를 열어 ‘불법’으로 전 임원을 낙마시켰다. 


선거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사실상 정변에 가까운 이들 불법세력 행태는 상급단체 대한체육회로부터 ‘합법’으로 인정받지 못해 2년 6개월간 대산련은 회장 선출도 못하고 단체기능이 마비되었다. 


대한체육회는 물론 경기단체 대산련은 국제대회 메달 획득이 가장 중요한 우선 사업이다. 김회장 집행부가 아시안게임에서 금은동메달 성과를 냈는데도 ‘무능력하다’는 막연한 이유로 탄핵당했다.

 

그러면 현 손중호 회장은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걸지 못했는데 왜 탄핵하지 않는가. 


이처럼 대산련은 부조리를 배격할 공정성과 도덕적인 자정능력이 사실상 폐기된 집단이다. 대산련은 정부로부터 매년 수억 원씩 오탐청소년 사업 지원을 10년 넘게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특별감사에서 대한산악연맹이 3년간 6억 원을 빼돌려 실제 사용한 것처럼 업체에게 허위로 문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가 적발되기도 하였다.

 

문체부 감사결과는 ‘부정사용금액 국고환수, 김 모 전무이사, 이 모 사무국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당시 금액은 국고환수 되었겠지만 인사징계 대상이던 이 부도덕, 불법자행 인사들은 특별감사 결과를 무시하고 아직도 건재하게 대산련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

 

대산련은 심지어 국회문화광광위원회 김예지 국회의원실(국민의힘)이 요구한 대산련의 행정, 회계 자료제출조차 거부하였다.  


이들에게 산악단체와 체육단체를 분리해야 하는 당위성을 친절하게 호소하는 단계는 이미 지난 지 오래이다. 이제는 산악인들과 스포츠클라이머들이 스스로 권익과 공정성을 찾기 위한 법적 강제적 행동에 돌입할 차례이다.

 

본지는 산악 아웃도어 언론으로서 이들의 정당한 투쟁을 지지할 것이다. 


국제산악연맹(UIAA)에서 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이 이미 오래 전에 순리에 따라 분리 독립 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비정상적이다.

 

대한산악연맹은 대한스포츠클라이밍연맹 혹은 인공암벽경기연맹 등으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 변경된 명칭 속에서 산악 사업 내용 일부가 가미 되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연간 사업의 80%가 스포츠클라이밍 경기단체인데 산악전문성도 없이 단체 간판을 산악연맹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국민들을 기만하고 혼란을 초래한다. 


이러한 사실에 대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실태 파악 후 조치하길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