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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우크라이나 돈바스는 어떤 지역?

장 불재 2022. 2. 23. 09:04

 

 

 

옛 소련 공화국의 하나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은 러시아와 접한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러시아가 돈바스와 가까운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간 교전이 산발적으로 발생해왔습니다.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마련하고자 친러세력이 장악한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격을 가장한 공작을 벌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죠.

 

실제로 17일부터 정부군과 반군간 교전이 격화하고,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유지를 명분으로 이 지역에 군대를 진입시켜라고 명령하면서 돈바스는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러시아는 2014년 대규모 시위대가 친러 성향인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축출하자, 러시아로의 합병을 압도적으로 찬성하는 크림반도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침공을 감행해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습니다.

 

이에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도 동부 산업지역을 점령한 뒤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수립을 선포했습니다.

 

이후 돈바스에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간 산발적인 교전이 이어졌는데요. 2015년 독일과 프랑스가 중재에 나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체결한 평화협정인 '민스크 협정'으로 대규모 교전이 중단됐으나 산발적 교전은 8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양측간 장기 교전으로 1만4천명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등진 사람은 2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제사회가 두 공화국을 인정하지 않는 탓에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지만 돈바스 반군세력은 장악 지역에서 상당한 수준의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돈바스 지역 인구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에 각각 230만명과 150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다수가 러시아 국적자이거나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러시아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80만명에게 러시아 여권을 발급해 이중국적자가 되도록 했습니다.

현재 돈바스는 친러 분리주의 세력과 이를 제압하려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관할하는 지역으로 나뉜 상태입니다.

 

서방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반군을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한다고 주장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돈바스 지역에서도 친러시아와 친우크라이나로 주민들의 정치적 성향이 갈립니다.

2001년 실시한 인구조사에 따르면 루간스크주와 도네츠크주 인구 절반 이상이 러시아어가 모국어라고 답했습니다.

 

2021년 조사에서는 분리주의 세력이 점령한 지역 주민의 절반 이상이 자치권 여부에 상관없이 러시아에 통합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친러 분리주의 세력은 이런 주민의 성향을 우크라이나에서 독립하려는 실질적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관할하는 돈바스 지역에서는 대다수가 친러 분리주의 세력에 점령된 지역이 우크라이나로 반환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7월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을 하나의 민족으로 묘사하며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주권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러시아는 옛 소련권인 우크라이나를 자주적인 '다른 국가'가 아닌 혈연으로 묶인 러시아와 불가분의 관계로 봅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DPR과 LPR 독립을 승인하자 도네츠크 주민들은 기뻐하며 "러시아"를 연호하고 서로 축하인사를 건넸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이후 러시아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불꽃놀이 축제가 시작됐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