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9년 12월13일 저녁 TV 뉴스를 통해
- 우리나라의 산이 남한에만
- 총 4,440개라는 보도가 나왔다.
- 이 숫자는 산림청이 1년 동안 조사한 자료로,
- 우리나라 국토의 65.2%가 산이라는 것은
- 지표로부터 높이가 100m를 넘어야 산으로 본다는
- 건설교통부 기준에 따른 것이다.
- 산의 기준은 나라마다 달라서
- 영국에서는
- 표고 1,000피트(305m)가 넘어야 산이라 부르고,
- 미국은
- 2,000피트(610m)가 넘어야 산으로 간주한다고 하며,
- 영미 기준으로 보면
- 높이가 629m인 관악산 정도는 돼야 마운틴(mountain)이고,
- 서울의 남산은 262m밖에 안 되니까
- 마운틴이 아니라 힐(hill) 즉 언덕인 셈이라는 내용이었다.
- ▲ 일본에서 가장 낮은 산인 덴포잔(天保山)의 표지판.
- 표지판 밑에는 일본에서
- 가장 낮은 산이라는 증명서까지 붙어 있다.
- 이 날 산림청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 우리나라 전국에 존재하는 산의 수는
- 2006년 10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 국토지리정보원의 자연지명 자료를 기초로
- 현장 숲길 조사, 수치지형도 분석, 지방자치단체,
- 지리·지형학계, 산악단체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 최종 집계한 수가 4,440개라 하였다.
더욱 이번 통계는 - 자연지명자료(2005년 통계연보) 가운데
- 산으로 분류될 만한 자연지명 8,006개 가운데
- 재, 치(티), 고개는 지리적 성격상 제외하고,
- 지자체의 ‘등산로 현황자료’에 나타난
- 산 목록과의 비교 검토와
- 산림청 산림지리정보시스템(FGIS)의
- 수치지형도 및 관리주체별 자료와 대조하여
- 등고선이 없거나 확인되지 않은 산은 제외한 후
- 지자체의 검토를 거쳤으며,
- 최종적으로는 지형학·지리학계, 국토지리정보원,
- 산악단체 등 관련 전문가 회의를 통해
- 이번 통계를 확정하였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국토지리정보원이 추진하고 있는 - 전국 산 높이 정비사업에 따르면
- 1:5,000 및 1:25,000 수치지형도와 1:50,000 지형도 등
- 우리나라 기본도에 표현된 산의 개수를
- 11,859개로 집계, 정비하고 있는데,
- 이 가운데 표고 200m 이하의 산이 4,714개나 된다.
- 산림청 등산지원팀 관계자에게
- 이번 발표에 대해 그 기준이 무엇이냐고 문의하였으나
- 4,440개란 숫자는
- 산림정책의 대상이 되는 산을 파악한 것이라는 해명이었고,
- 전문가 회의에 참석한 산악단체는
- 한국등산중앙연합회, 한국산악회, 대한산악연맹이라고 하였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 산은 평지보다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이라고 나와 있고
- 백과사전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 주위의 낮고 평평한 지형 면에서 높게 돌출하여
- 가파른 경사면을 이루고 있는 지형이라 했다.
- 지형학에서는 주위로부터 적어도
- 수백 미터의 비고(比高)를 가진 것을 산이라 하고,
- 그보다 낮은 것을 언덕 또는 구릉이라고 일컫으면서도
- 그러나 높이에 따라 구별되는
- 절대적인 기준은 있을 수 없으며,
- 이는 지역이나 국가 또는 학자에 따라
- 개념을 달리한다고 나와 있다.
흔히 산의 기준을 얘기할 때 - 영국에서는
- 표고 1,000피트 이상을 산이라 한다는
- 자료를 인용하고 있으나
- 막상 지형도를 제작하는
- 영국의 육지측량부(Ordnance Survey)에는
- 이러한 규정이 없다.
- 다만 섬나라인 영국은
- 국토의 대부부이 평탄하고 완만한 구릉지대라
- 영국에서 발간되고 있는 브리태니커 학생백과사전과
-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만
- 표고 2,000피트 이상의 봉우리를 산이라 정의하고 있다.
- 1,000피트 이상이라는 주장은
- 1995년 영국에서 제작된 영화 잉글리시 맨에 기인한 것으로,
- 근거 없는 영화적 소재에 불과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국토의 가장 낮은 산을 공표하고 있어 - 높이에 따른 산의 기준을 아예 불식시키고 있다.
- 일본에서 발행되는 1:25,000 지형도에 나와 있는
- 가장 낮은 산은
- 오사카시(大阪市) 미나토구(港區) 해안가에 위치한
- 덴포잔(天保山)으로 표고가 4.5m밖에 안된다.
- 더욱 놀라운 것은 2등 삼각점까지 설치된 이 산은
- 1831년 하천을 준설할 때
- 그 흙을 쌓아올린 인공 산이라는 것이다.
- ▲ 미국 코네티컷에 있는
- 해발 738피트(225m)의 파울러 마운틴(Fowler Mountain).
- 급하게 단층지괴가 융기된 산이다.
- 두 번째 낮은 산은
- 센다이시(仙台市)에 있는 높이 5.89m의 히요리야마(日和山)인데
- 이 산도 인공 산이다.
- 세 번째이며 자연적 산으로 가장 낮은 산은
- 도쿠시마시(德島市)에 위치한
- 벤텐야마(幷天山)로 높이는 6.1m이다.
- 일본 국토지리원 관계자에 따르면
- 먼저 지역 주민들이 산이라 부르는 것,
- 두 번째 지방자치단체에서 공식명칭으로 사용하는 것,
- 마지막으로 국토지리원이 기재하기에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을
- 산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2005년 7월11일 필자가 국토지리정보원 홈페이지 - ‘묻고 답하기’에
-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산의 산명과
- 높이를 알려 달라’고 질문한 바 있다.
- 며칠이 지나도 답변이 없자 7월14일에
-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산의 자료’라는 제목으로
- 일본의 경우와
- 지형도에서 조사한 군산시의 소뫼산(18.9m)을 예로 들면서
- 전국의 삼각점 표고일람을 보유하고 있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 어렵잖게 가장 낮은 산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글을 또 올렸다.
- 7월19일이 되서야 올라온 답변은
-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산에 대한
- 별도의 자료가 없는 실정이고,
-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지점과
- 산으로 불리는 지점과는
-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었다.
우리 민족에게 산은 어떤 존재일까. -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든 지평선은 볼 수 없고,
- 하늘과 땅이 닿은 자리라면 어느 곳이든 산을 볼 수 있다.
- 그래서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산을 보고 자랐고,
- 산과 더불어 살았으며,
- 죽어서도 돌아가는 곳이 산이다.
- 우리는 집 앞의 언덕을 앞산이라 하고,
- 집 뒤의 언덕을 동산이라 부른다.
- 또 조상이 묻힌 묘를 산소(山所)라 하고,
- 묘에 가는 것을 산에 간다고 하여
- 남들이 말하는 구릉이나 언덕도
- 우리는 산으로 인식하였다.
- 이 같은 현상은
- 예로부터 풍수지리의 영향이 컸는데,
- 풍수에서 말하는 산의 개념은
- 현대적 의미나 일반적인 산의 개념과는 달리
- 경우에 따라서는
- 평지보다 한 자만 높아도 산으로 본다.
이렇듯 산의 기준은 - 산을 바라보는 인간의 인식과 관련이 있다.
- 그래서 어느 나라이건 지역이건 간에
- 동일한 기준이 아닌
- 상대적 고도를 기준으로 산을 판단한다.
- 예를 들지 않더라도
- 낮은 평야 지역에서는
- 몇 십 미터만 되도 산으로 인식되는 반면
- 산지지역에서는
- 고도가 높더라고 산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 조선시대 만들어진 산경표(山經表)에
- 산은 물을 가르되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는
-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원리를 보더라도
- 산줄기는 분수령이 되어 끊어짐 없이
- 바닷가까지 이어져감을 알 수 있다.
우리도 이제 향토를 사랑하는 - 지역 주민들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 내 고장의 명물이 될 수 있는 가장 낮은 산을 찾아
- 높이로 산의 수를 집계하는
-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하자.
- -최선웅 한국산악회 부회장·매핑코리아 대표-
산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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