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1세기 후반에는 한반도에 여름이 6개월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후변화 전망 분석 결과가 나왔다.
수도권에서 낮 최고 기온이 33도가 넘는 날이 현재 7.8일에서 86.4일로 11배 넘게 늘어나고 제주도는 1일 최대강수량이 56% 늘어나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기상청은 22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를 바탕으로 2081~2100년 남한 지역 6개 권역별 기후 전망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분석 결과는 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 적용된 저탄소 배출 시나리오와 고탄소 배출 시나리오를 근거로 남한을 가로세로 1km로 세분화해 분석한 것이다.
사회경제적, 기술적 조건에 따라 기후 완화 정책들이 다르게 적용된 공통사회경제경로(SSP) 가운데 SSP1-2.6(사회가 발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잘해서 2050년경 탄소중립에 이르는 경우) 시나리오와 SSP5-8.5(사회가 발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못하는 경우)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했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극한 고온현상은 모든 지역에서 현재 대비 증가하고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비교적 증가 추세가 뚜렷할 것으로 나타났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연중 일수를 뜻하는 폭염일수는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할 경우 2081~2100년 강원을 제외한 중부지방에서 86.5~89.1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현재 폭염일수가 경상권이 12일로 가장 많은 점을 감안하면 중부지방에 더 폭염이 자주 발생한다는 뜻이다.
또 같은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열대야와 관련된 일 최저기온의 변화에서도 같은 기간 중부지방의 기온 증가 폭(+7.0~+7.4도)이 다른 지역의 증가폭(+5.3~+6.7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수량 증가 폭도 같은 기간 제주도 일대에 뚜렷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고 현재 수준의 배출이 계속되면 제주도는 1일 최대강수량이 56% 늘어나고 호우일수(하루 강수량이 80mm이상인 날의 연중일수)도 지금보다 2.2일이나 늘어난다. 나머지 권역에서도 일 최대 강수량이 35~38% 가량 늘어나고 호우일수가 1~1.3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이에 따라 모든 권역에서 겨울은 짧아지고 여름은 길어져 2081~2100년에는 겨울은 3개월 미만으로 축소되고 여름은 4~6개월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겨울은 21세기 후반기 68일 짧아져서 39일간 유지되고 여름은 73일 늘어나며 170일간 유지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에 더 강한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는 시사점도 남겼다. 정부와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현저히 감축해 2050년 탄소 중립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충족할 경우에도 2041~2060년 남한 지역 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1.6도, 강수량은 5%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현재와 유사하게 온실가스 배출을 계속할 경우 기온은 지금보다 2.9도, 강수량은 7%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이와 관련해 온실가스 배출 격차가 더욱 커지는 21세기 후반기의 온난화 추세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완화되는 반면,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분석은 남한 6개 권역의 기후위기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지역별 기후위기 대응에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기상청이 운영하는 기후정보포털(www.climate.go.kr)에서 받아볼 수 있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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