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닥친 한국..지난해, 역대 두번째로 더웠다
지난해가 역대 두 번째로 더운 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벚꽃은 100년 만에 가장 빨리 폈고, 장마 기간은 역대 세 번째로 짧았다. 지구온난화 추세 속에서 한국도 이상기후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같은 내용의 ‘2021년 기후 분석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지난해 전국 평균 기온은 13.3도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가장 높았던 2016년(13.4도)과 0.1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해 연평균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은 각각 18.8도와 8.6도로 평년과 비교해 0.6도, 0.9도 높아 역대 3위와 2위를 기록했다.
계절별로 보면 봄철인 3~5월, 가을철인 9~11월이 역대 5위 수준으로 기온이 높았다.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 추세 속에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2월과 3월은 평균 기온이 각각 3.4도와 8.7도로 역대 3위와 1위였다.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 벚꽃이 평년보다 15일 이른 3월24일에 폈다. 이는 1922년 관련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빠른 개화다. 월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낮았던 달은 5월이 유일했다.
기온이 급격한 변동을 보이기도 했다.
1월은 상순에 한파(1월8일 평균기온 영하 12.3도)로 시작했으나 하순에는 기온이 급격히 올랐다(1월23일 평균기온 7.4도). 기온 변동폭을 의미하는 표준편차가 역대 1위(5.4도)였다.
10월에도 기온 변동폭 표준편차는 역대 1위(5.1도)였다. 9월1일부터 가을철에 접어든 10월15일까지 평균 기온이 20.9도로 역대 1위였다가 10월 중순부터 기온이 급격히 하강했다.
서울의 첫 얼음이 10월17일에 나타났는데, 이는 1988년 이후 가장 빠른 것이다.
지난해 연간 강수량은 1244.5㎜로 평년과 비슷했지만, 장마 기간은 역대 세 번째로 짧은 17일이었다. 여름 장마가 늦게 시작하고 일찍 끝나 장마 기간이 가장 길었던 2020년(54일)의 3분의 1 수준이다. 대신 봄철 강수량이 역대 7위로 많았다.
지난해 총 폭염(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 일수는 11.8일로 평년(11.0일)과 재작년(7.7일)보다 각각 0.8일과 4.1일 많았다. 다만 열대야일(하루 최저기온이 25일 이상인 날)은 5.5일로 평년(6.6일)과 재작년(7.3일)보다 각각 1.1일과 1.8일 적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지난해 서유럽 폭우, 북미 폭설 등 전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빈발했는데 한국도 이를 체감할 수 있었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기상청은 다양한 분야로 기후정보 서비스를 확대하고 급변하는 기상 상황을 신속하게 전달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