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0.9도 더 뜨거워지면..30년뒤 여름 3주 늘어난다
국내 연구진이 산업화(19세기 후반) 이전보다 지구 평균온도가 2℃가 높아질 경우, 2050년대 여름은 3주 더 늘어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놨다.
지구 평균온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1℃ 상승한 상태다. 앞으로 0.9℃가 더 올라가면 여름이 한 달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POSTECH(포항공과대)은 민승기 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여름 길이'를 예측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계절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북반구 육지 지역을 중심으로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여름의 길이 변화를 분석했다. 지구 온도가 1.5℃와 2℃ 높아질 때 달라지는 수치를 비교했다.
1.5℃와 2℃는 세계 각국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설정한 기준 온도다.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 폭을 2℃ 아래로 억제하고, 나아가 1.5℃까지 제한하자는 목표다.
연구팀은 먼저 평균온도가 2℃ 상승할 경우로 대규모 기후변화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그 결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와 지중해, 미국 등 중위도 지역의 여름 길이는 20~21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매년 2일 정도 나타나는 이상고온 현상도 약 3배 증가한 6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지구 온도가 2℃ 오르면 1.5℃ 오를 때보다 해수면의 평균 높이가 약 10cm 높아진다. 이때 물 부족 인구도 최대 5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온난화를 1.5℃로 줄이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를 1000만명 이상 줄일 수 있고, 여름 길이 증가 폭도 12~13일로 줄일 수 있다. 또 이상고온 현상도 약 4일로 둔화시킬 수 있다.
민승기 교수는 "파리기후협정 목표 온도에 따른 북반구 여름과 이상고온 현상을 예측한 결과, 특히 동아시아가 위험지역 중 하나로 밝혀졌다"면서 "지속적인 여름팽창에 따른 보건, 에너지, 식생 등 분야별 영향 분석과 관련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환경연구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