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때문에 등산이 두렵나요?
하산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다. 오르지 못할 산이 아니라 내려오지 못할 산을 쳐다보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유는 하나, 무릎통증 때문이다. 많은 등산객들이 겪는 무릎통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하산할 때 통증이 유독 심하다면 퇴행성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2019년 기준 약 400만 명 이상이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고, 건강보험시사평가원에 따르면 20~30대 환자수도 2019년 19만7,0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1만 명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등산은 무릎에 부담을 주는 운동일까? 수원 윌스기념병원 정형외과 양성철 원장은 “모든 산이 무릎을 손상시키는 건 아니다. 다만 가파르고, 코스가 길며, 산길이 험해서 보폭을 크게 내딛어야 하는 산의 경우 연골 훼손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등산 이후 저녁이나 다음날 무릎이 붓는다면 하산 중 연골이 훼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릎 손상이 진행될 경우 올라갈 때는 통증이 없고, 내려갈 때도 약간의 불편감만 있고 심하게 아프지 않아 훼손을 인지하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 양 원장은 “등산 중 크게 발을 뻗어 내리딛으면 반달연골판이 먼저 훼손된다”며 “이 연골판에는 신경이 없어서 통증이 없다. 그래서 70~80%의 환자들은 연골판 훼손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 내원하는 환자들이 이미 무릎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퇴행성관절염은 초기, 중기에는 운동이나 약물, 주사 치료로 증상 호전이 가능하지만 연골이 완전히 마모된 말기는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 성공률 대폭 높여 주는 ‘로봇’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에 로봇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중 가장 진화된 형태의 로봇이 스트라이커 사의 ‘마코 스마트로보틱스’다. 국내 다수 병원에서 이 로봇을 도입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수술 전 과정에 개입해 수술의를 보조하며, 3D 입체 영상 정보를 제공해 인공관절 삽입을 위해 절삭이 필요한 부분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센서가 GPS 기능을 해서 이상적인 각도와 깊이를 계산해 정확하게 수술할 부위를 정해 줍니다. 그 이상 관절 주변 연부조직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움직임을 제어해 줘서 수술 안정성을 대폭 높여 주죠.
그렇다보니 일반 인공관절수술에서는 불가능한 보강수술도 가능합니다. 단점은 단지 수술시간이 10~20분가량 더 늘어난다는 점 정도죠.”
양 원장은 “또한 마코를 사용하는 의사는 수술 실력이 정말 빠르게 는다”고 전했다. 일반 인공관절수술은 수술경과에 대해 의사 자신이 임상 경험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마코를 이용하면 로봇이 수집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의사가 수술을 제대로 집도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수술이 정확하게 진행되는 만큼 회복 속도도 빠르다. 일반 인공관절수술 환자는 회복까지 31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마코로 수술한 환자는 약 20시간이 소요된다.
보행 가능 시간도 마코는 77시간, 일반 인공관절수술은 105시간이 소요된다. 하루 더 빠른 일상 회복이 가능한 셈. 하반신 운동범위도 일반 인공관절수술 93°에 비해 11° 높은 104°다.
양 원장은 “실제로 양 무릎을 각각 일반 방식과 마코 방식으로 수술한 환자가 있었다”며 “마코로 수술한 무릎의 회복이 훨씬 빨라 임상적으로 높은 회복 속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