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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문10답>국민 70% 백신완료 2주 뒤 시행.. 마스크 쓴채 '단계적 일상회복'

장 불재 2021. 10. 12. 13:15

■ 내달 초 ‘위드 코로나’ 전환

‘백신패스’ 도입해 공연장 등 입장 허용… 시간·인원 제한 풀릴 듯

백신 패스 등 단계적 방역완화

확진·사망자 급증할 가능성도

자영업자들은 전면시행 요구

정은경 “11월 9일쯤 전환 가능”

확진자 집계 할지 당국 고심중

일부선 위중증 중점 관리 주장

국가마다 일상회복 기준 달라

사망자 수준 국민 수용이 관건

英, 7월19일부터 세계 첫 전환

접종률 72% 집단면역엔 실패

 

한국식 ‘위드 코로나’의 닻이 올려졌다. 정부가 11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이 분주하게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초부터 2년 가까이 코로나19의 사투를 겪으며 각종 거리 두기 규제로 불편과 고통을 감내해왔던 많은 국민은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에 동참하면서 일상 회복의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올겨울 당장 남녀노소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영국과 같은 형태의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구상하는 위드 코로나에 대해 알아본다.

 

1. ‘위드 코로나’는 무엇인가?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공존하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하자는 의미다. 지속적인 변이의 출현 등으로 바이러스의 종식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유행규모를 적절하게 통제하고 사망률 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일상을 회복해가자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용어에 사회적으로 합의된 정의나 학문적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부적으로 위드 코로나보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단어를 우선해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더불어 방역 실무진을 중심으로 위드 코로나로 통칭하는 용어의 개념을 정립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3개월째 이어진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으로 경제적 피해를 본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고통과 피로가 누적되면서 위드 코로나 진입 요구는 커지고 있다.

 

또 연일 1000∼2000명대의 환자 관리·치료해야 하는 방역·의료대응 여력도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확진자를 정부가 엄격히 관리하는 시스템보다 경증·무증상 환자는 일선 병원에서 관리하도록 하고 위중증 환자 중심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2. 전 세계 1호 국가는 어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국가는 영국으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7월 19일부터 모든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철폐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 접종을 진행한 이스라엘도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한 대표적 국가 중 하나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가장 먼저 ‘위드 코로나’를 시행했는데, 지난 5일 기준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3486명 나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3000명을 넘었다.

 

그럼에도 싱가포르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위드 코로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 1일을 기해 전국 19개 광역자치단체에 발효 중이던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완전히 해제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시행해온 호주와 뉴질랜드도 최근 ‘코로나 제로(0)’ 정책을 폐기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3. 마스크 벗은 영국 확진자 추이는?

 

영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폐지해 축구 경기장이나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 영국의 현재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은 72%로, 영국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할 당시 높은 백신 접종률에 따른 집단면역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신규 확진자 수는 줄지 않고 있다. 영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신규 확진자는 4만701명으로, 4만1192명을 기록했던 지난 9월 6일 이후 가장 많았다.

 

BBC 등은 특히 감염자의 절반 이상이 17세 이하라고 보도했다. 다만, 중증 및 사망률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6일 기준 일주일 평균 사망자 수는 110명으로, 1000명에 육박했던 지난해와 올해 초에 비하면 안정된 모습이다. 중환자실 환자 수도 800명 정도로, 1000명 미만이다.

 

4. 언제부터 시행…11월 9일부터?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의 전 국민 접종률이 일정 수준으로 올라간 11월 초에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 유행 규모가 통제되고 확진자가 다소 늘어나더라도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비율은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바탕이 됐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전 국민 70%의 백신 접종 완료 후 14일간의 항체 생성 시기가 지나면 위드 코로나를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전 국민 70% 백신 접종 완료 달성 시점에 대해 “10월 25일이 있는 주 초에 가능할 것”이라면서 항체 형성 기간을 고려하면 “11월 9일쯤 위드 코로나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러한 목표 시점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 방역 완화 조치를 시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5. 앞으로는 확진자 집계 안 하나?

 

확진자 집계 중단 여부와 유지 방식에 대해서는 방역 당국도 고심 중이다.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방역체계를 위중증 환자 관리 중심으로 바꿔가야 한다는 총론에는 이견이 거의 없지만 확진자 집계 여부에 대해서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매일 집계하는 확진자 수 발표를 중단하거나 주 1회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초과 사망률, 학생 등교율, 자영업자 폐업률 등 다양한 방역 지표를 산출하면서 현행 확진자 발표 방식을 개선하자는 설명이다.

 

확진자 집계를 중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상당하다. 코로나19 유행이 진정되지 않은 와중에 확진자 집계를 중단하면 자칫 전국적 감염 상황을 오판해 방역망이 무너질 수 있는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적어도 확진자 폭증을 감당할 수 있는 의료대응 체계와 먹는 치료제 보급 등 선결 조건을 갖출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6. 감염 폭증으로 사망자 늘어나나?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하면 현재보다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사망자 수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일상회복을 시도한 국가들은 방역 완화 이전보다 확진자 수나 사망자 수가 늘어난 모습이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만든 통계 누리집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방역조치를 완화한 지난 7월 19일 전후로 일일 평균 확진자는 3만4817명, 사망자는 53.6명이었다.

 

하지만 이후 한 달(8월 16일∼9월 13일) 동안 일일 평균 확진자는 3만4239명, 사망자는 114.4명으로 사망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감염이 돼도 치명적 상황에 이르는 비율이 줄어들 것이므로 일상회복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국가마다 일상회복에 대한 기준과 결과가 다른 만큼 절대적인 사망자 숫자보다 국민이 사망자 수준을 어느 정도 선까지 받아들일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7.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나?

 

정부가 시행을 예고한 위드 코로나는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방역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다. 정부 공식 용어도 ‘단계적 일상 회복’인 만큼, 위드 코로나가 시행됐다고 해서 당장 코로나19 사태 이전 상황으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예방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방역 위험이 낮은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되, 시설 내 마스크 착용과 같은 기본 방역 수칙은 유지된다. 우선 ‘백신 패스’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패스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게 음식점, 공연장 등 다중 이용 시설 등을 입장할 때 허용하는 일종의 확인증이다.

 

이 제도는 독일·프랑스·덴마크 등 유럽국가에서 도입돼 백신 불신감을 낮추고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영업 제한이 사라지고 모임 인원 제한도 서서히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위드 코로나를 도입한 국가들은 현재 밤늦게까지 술집과 클럽을 운영하는 등 제한 없이 전 업종에서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영국은 지하철과 버스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아직 의무이지만,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완화됐다.

 

그러나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실내 마스크 착용, 환기, 손소독 등의 기본 방역 수칙은 일상 회복 이후에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8. 해외여행은 어떻게?

 

현재도 해외여행은 가능하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해외여행 후 귀국한 뒤에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쳐야 한다.

 

또 미접종자는 다수의 해외 국가에서 입국 시 최소 2주 정도의 의무격리 기간을 두고 있어, 입·출국 전후 최소 격리 기간이 한 달 이상 필요해 많은 제약이 따른다.

 

위드 코로나로 진행될 경우 백신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해외여행이 일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 등 각국은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문을 열고 있다.

 

접종 완료자에게는 유전자증폭(PCR) 음성 결과서 등을 제출하면 입국 격리를 면제해준다. 국내도 접종 완료자는 해외여행 후 귀국하면 2주간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수동감시 형태로 전환해주고 있다.

 

백신 접종을 인정해주고 격리를 면제하는 국가가 늘어날수록, 접종 완료자에 따른 해외여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유아 등 백신 미접종자들은 격리 면제 등에서 혜택을 받지 못해 당분간 가족 단위의 해외여행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9. 자영업자들 주장은?

 

한계 상황에 놓인 자영업자들은 위드 코로나 전면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시간 규제 철폐 △인원 제한 철폐 △온전한 손실 보상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자영업자들의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QR코드 인증 거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집단행동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자영업자 단체인 자영업연대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이 단체가 20일 강행 방침을 밝힌 110만 명 규모의 총파업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영업연대는 “총파업은 자영업자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를 앞둔 시기에 민주노총이 대체 무엇을 위해 총파업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10. 궁극적 해법인 치료제 개발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늘고 있음에도 ‘돌파 감염’ 등을 통한 확진자가 발생하자 ‘위드 코로나’의 궁극적 해법은 치료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해외 제약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치료제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약은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경구용 항체치료제 ‘몰누피라비르’다. ‘몰누피라비르’는 아직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지만, 미국 정부는 승인 시 170만 회분을 12억 달러에 구매하기로 이미 합의한 상태다.

 

머크는 연말까지 1000만 명분의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FDA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정맥 주사 형태의 ‘렘데시비르’가 유일해 알약 형태로 된 ‘몰누피라비르’는 백신과 함께 ‘위드 코로나’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스위스 제약사 로슈 홀딩스AG도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