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5세상사는이야기

설악산 용아장성 추락사고

장 불재 2021. 10. 4. 14:08

 

 

용아장성

강원도 설악산에서 암벽을 오르던 오륙십대 남성 2명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행 6명과 설악산 내 비법정탐방로인 용아장성 암벽을 앞서 오르던 사람이 미끄러져 뒷사람과 함께 추락사한 것으로 보인다.

설악산 용아장성은 남한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매년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등산로를 폐쇄하여 절경만큼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번 다녀간 사람은 국내 최고 절경이라고 말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용아장성은 설악산 내설악지구에 있는 능선으로 공룡능선과 함께 설악산의 대표적인 암릉이다. 수렴동 대피소에서 봉정암에 이르는 약 5km 구간에 걸쳐 날카로운 암봉으로 형성되었다.

 

북쪽으로는 공룡능선을 마주 보며, 남쪽으로는 서북능선을 마주하여 두 능선을 배경으로 하는 광경이 장관이다. 말 그대로 갈 수 없는 곳 비경이다.

용아장성은 뾰족하게 솟은 20여 개의 크고 작은 암봉이 용의 송곳니처럼 날카롭게 솟아 성처럼 길게 늘어선 데서 그 명칭이 유래하였다.

 

용아장성은 해발 1000m가 넘는 곳에서 오랜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약한 암석은 떨어져 나가고 단단한 암석만 남아서 만들어졌다.

 

절리 면을 따라 침식이 진행하여 첨봉의 형태로 발전하였고, 일부 구간은 수직에 가까운 절벽으로 형성되어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출입금지로 지정하였기에 오늘 사망자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다. 관리공단에서 출입금지 지역으로 지정하였다고 탐방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험자의 안내로 매년 많은 산악인이 탐방한다. 물론 사고 나면 본인 책임이고 적발되면 벌금 10만 원을 내야 한다. 그래도 금강산을 갈 수 없는 처지에서 대한민국 제일 절경이라는 용아장성을 탐방하려는 사람은 끊이질 않는다.

 

관리공단에서는 사고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면책용 출입금지에 그칠 것이 아니라 약간의 안전시설을 설치하여 정상인의 출입을 허락해야 한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으로 중국 장자제나 황산, 미국 그랜드캐니언이나 나이아가라 폭포를 손꼽는다. 국내에서는 단연 금강산이지만 철조망으로 갈린 현재 관광이 불가능하다.

 

금강산 다음으로 절경으로 손꼽히는 설악산 용아장성은 비법정탐방 구역으로 발이 묶였다. 비싼 비용으로 중국이나 미국을 가기 전에 한국 제일의 풍경을 먼저 봐야 하지 않겠는가?

용아장성이 출입금지 지역으로 설정된 것은 사망사고가 잦은 안전 문제였다. 지인을 따라 탐방해 보니 정상인이 위험하다고 느낄만한 곳은 불과 두세 군데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안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이유는 비용 문제가 아니라 환경단체의 반대다.

환경단체의 반대 논리는 안전시설 설치에 따른 환경파괴보다 많은 사람이 탐방하다 보면 자연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오래전 결정된 후 공무원 특유의 복지부동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대는 환경단체 주장에 동의하는가?

탐방객 증가로 자연 훼손이 우려된다면, 자연을 보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보호하여 공개하지 않는다면 누구를 위한 보호인가?

 

매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감시를 피해 몰래 탐방하는 일부 전문 산악인을 위한 것인가? 환경단체 논리에도 어처구니없고 그 결정을 의심 없이 따르는 공원 측 대응도 이해할 수 없다.

웬만한 산 정상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난리다. 노약자나 장애인도 볼 권리가 있어서란다. 걷지도 못하는 사람을 위해서 산 정상까지 케이블카 설치하는 것은 환경보호에 어긋나지 않고 국내 제일 절경을 사지 멀쩡한 사람조차 자연보호를 명목으로 차단하는 것이 바른 결정인가?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몰려 안전이 문제라면 탐방객 예약제로 인원을 제한할 수도 있고, 비싼 입장료를 책정하여 보고 싶어도 자주 갈 수 없도록 할 수도 있다.

 

나는 한 번 보는데 10만 원 입장료를 내더라도 다시 가보고 싶다. 탐방이 허락된다면 가족에게도 보여 주고 싶다. 몇 군데를 제외하면 위험하지도 힘들지도 않은 코스다. 공룡능선에 비교하면 절반의 노력으로 세 배 네 배 멋진 장관을 볼 수 있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 정치인이나 시민은 관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어떤 형태로든 용아장성을 본 사람이라면 안타까움을 넘어서는 감정을 느낄 것이다.

 

우주여행도 아니고 해외여행도 아니다. 얼마간의 경비로 최고의 광경을 볼 권리를 우리 국민은 잃었다. 입장료 10만 원을 책정한다면 외화획득만도 상당할 것이다.

오늘 사망한 두 산악인이 안타깝다. 허용되지 않은 등산로를 택했기에 책임은 본인이다. 관리공단은 전혀 책임이 없다. 그래도 양심의 가책은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죽고 안전시설을 전혀 손보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아름다운 광경을 합법적으로 관람하지 못하게 한 죄에 반성해야 한다.

 

사망한 두 분 산악인의 명복을 빈다.

산악인으로서 가기 힘든 최고의 절경을 마지막으로 본 걸 위안 삼으시길 비는 마음이다.

 

 

[출처] 용아장성|작성자 조자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