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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6·은4·동10' 한국, 도쿄 올림픽 종합 16위..45년 만의 최악 성적

장 불재 2021. 8. 9. 07:49

대한민국 선수단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달 23일부터 8일까지 펼쳐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16위를 기록했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7개 이상, 종합순위 10위 이내를 도쿄 올림픽 목표로 내걸었다. 5년 전 지구 반대편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당시 한국은 금메달 9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8위에 올랐었다. 이웃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목표치고는 소박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소박해보였던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한 채 도쿄를 떠나게 됐다.

 

사실 대한체육회가 도쿄 올림픽에서 낮은 목표를 설정한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종목의 선수들이 충분한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이는 경험과 실전감각의 부족으로 이어졌다. 또한 개최국 일본과 우리의 메달 기대 종목이 겹친다는 점도 악재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금메달 6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목표했던 금메달 7개에 미치지 못했다. 종합순위에서도 16위로 밀려났다. 10위 프랑스가 금메달 9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1개를 수확했던 것을 생각하면, 한국은 최소 4개의 금메달을 더 수확했어야 하는 셈이다. 메달합계 순위에서도 한국은 총 20개의 메달로 공동 13위에 머물렀다.

 

1976 몬티리올 올림픽(금1, 은1, 동4) 이후 45년 만에 최저 성적을 기록한 한국은 많은 숙제를 안고 도쿄 올림픽을 마치게 됐다.

 

▲ 메달 레이스 견인한 양궁…펜싱·체조도 선전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이끈 종목은 양궁이었다. 하계올림픽 대표 효자 종목인 양궁은 이번에도 금메달 4개(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남자 단체전, 여자 개인전)를 획득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처음 올림픽 종목이 된 혼성 단체전에서 초대 우승(안산, 김제덕)을 차지했으며, 여자 단체전에서는 올림픽 9연패(안산, 강채영, 장민희)의 위업을 이뤘다.

 

특히 안산은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 여자 개인전에서 모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하계 올림픽 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김제덕도 혼성 단체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2관왕에 영예를 안았다.

 

펜싱의 선전도 빛났다. 금메달 1개(남자 사브르)와 은메달 1개(여자 에페), 동메달 3개(남자 사브르 개인전, 남자 에페, 여자 에페)를 수확했다. 개인전에서는 남자 사브르의 김정환 만이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단체전에서는 모든 출전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체조에서는 남자 도마의 신재환이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2012 런던 올림픽 양학선 이후 체조에서 나온 9년 만의 금메달이었다. 여자 도마의 여서정은 동메달을 목에 걸며, 아버지 여홍철(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과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조구함 / 사진=Gettyimages 제공


▲ 믿었던 태권도·사격·유도, 충격의 노골드


태권도는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된 이후, 우리의 메달밭이었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도쿄에서는 달랐다. 단 하나의 금메달도 수확하지 못하고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의 초라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내심 2개 이상의 금메달도 기대했었기에 더욱 충격적인 결과다.

 

유도 역시 태권도와 같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에 그쳤다. 개최국 일본이 유도에서만 9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으면서,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이 받았다. 리우 올림픽에 이어 도쿄 올림픽에서도 노골드에 그친 유도는 더 이상 효자 종목이라 부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사격에서는 '한국 최고의 올림피언' 진종오가 노메달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진종오의 주종목 남자 50m 공기권총이 올림픽에서 퇴출된 것이 아시웠다. 김민정이 여자 25m 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내면서 노메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배드민턴·근대5종 각각 동메달 1개 획득


배드민턴 여자복식 김소영-공희용은 동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선수단의 유일한 구기종목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소희-신승찬도 4위를 기록했다. 단식에서는 허광희, 안세영이 8강까지 진출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메달 불모지였던 근대5종에서는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 나왔다. 전웅태와 정진화가 나란히 3, 4위를 기록하며 한국 선수단에 동메달을 선물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마지막 메달이기도 했다. 여자 근대5종에서도 김세희가 11위, 김선우가 17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여자배구 대표팀 / 사진=Gettyimages 제공


▲ 메달보다 빛난 열정…감동 안긴 선수들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 획득 여부에 관계 없이 국민에게 진정한 스포츠의 매력과 감동을 선물한 선수들이 많았다.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은 2m35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육상 트랙&필드 종목 최고 성적인 4위를 기록했다.

 

주장 김연경을 중심으로 뭉친 여자배구 대표팀은 약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4강까지 진출하며, 깊은 감동을 안겼다.

다이빙의 우하람, 역도의 이선미, 한명목, 가라테의 박희준 등도 4위를 기록하며 아깝게 메달을 놓쳤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경기로 박수를 받았다.

 

수영의 황선우는 자유형 100m와 200m에서 한국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결승까지 진출, 새로운 수영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탁구의 신유빈도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강자들을 상대로 선전하며 3년 뒤 열리는 파리 올림픽을 기대하게 했다.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