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틴 에티켓ㅣ어린이] 강요보다는 자연에 흥미 갖도록 유도해야
마운틴 에티켓<19> 어린이 동반산행
머리는 옛일을 잊더라도
몸은 결코 잊지 않는다.
강권하는 무리한 산행은
성장기 어린이에게 등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기고,
평생 등산을 싫어하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등산을 좋아하는 부모라면
내 아이가 산과 자연을 좋아하는,
자연친화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을 것이다.
아이를 강하게 키우고,
등산의 즐거움도 알려주고 싶겠지만,
어린이의 골격은 아직 미성숙한 상태다.
어른의 기준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
나에겐 너무 쉬운 산이지만,
아이에겐 에베레스트 같을 수도 있다.
아이들은 어른이 보는 것보다,
생각이 많고 깊다.
부모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상당한 통증을 내색 않고 견디기도 하고,
지나는 등산객들의
“이렇게 어린데 여기까지 올라왔어!
대단한데!”하는 칭찬에
오버페이스해 탈진에 이르기도 한다.
강하게 키우려고
지나치게 질책하면
아동기의 부정적인 경험이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쳐,
성인이 된 이후의
정신 건강에도 해를 입게 된다.
등산을 싫어하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특히 고도감이 센
암릉산행을 강권하면
행복한 산행이 아닌,
고통스러웠던 기억으로
평생 트라우마로 남기도 한다.
정상을 목표로 한 과도한 산행보다는
놀이에 가까운 자연활동으로
흥미를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10세 전후의 아이는
배낭 무게가 3㎏을 넘지 않도록 해야
골격 성장에 장애가 없다.
어린이는 피하지방이 적고
에너지 비축량이 적어 금방 지치고,
열손실도 크므로
충분한 간식과 물,
여분의 보온의류를 준비해야 한다.
어른들은 등산 장비를 갖추었으나
자녀는 운동화만 신고 오는 경우가 있다.
충격 흡수와
접지력 떨어지는 아동용 운동화가
아이 관절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있는 건 아닌지,
반문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