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장은 자연의 일부로 남겨야할 곳”
이영구 선생 별세 소식 듣고 49재 때도 방한 조문...
우이동에서 인수봉을 배경으로 선 야스무라 씨 부부. 5월 28일 백운산장을 찾아 김금자 씨와
만난 그는 "백운산장을 위해 일본 산악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백운산장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남겨야할 곳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 남겨야할 곳입니다.
일본에서도 서명운동 등 산악인들의 동참이 필요하다면 적극 돕겠습니다.”
5월 28일
북한산 백운산장을 찾은 일본 산악인 야스무라 쥰(73세) 씨는
1980년대 초반부터 산장과 인연을 맺어왔다.
당시 백운산장을 자주 찾아오던
하세가와 츠네오와 같은 일본의 산 친구들에게서
“한국에 인수봉이라는 곳이 좋으니 가보라”는 말을 듣고
홀로 이곳을 찾았던 그는 백운산장지기였던 고 이영구 씨를 만나
한국의 클라이머들을 소개받고 함께 등반하며
지금까지 셀 수 없이 인수봉을 올랐다고.
이런 인연을 이어온 끝에
'작은아버지'라 부르던 이영구 씨가 지난해 별세하자
부고를 늦게 들어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49재 때 시간을 내어 조문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이영구 씨의 아들 이인덕(이백인) 씨와 현재 산장에 살고 있는 김금자 씨, 야스무라 씨 부부.
“이영구 선생은 일본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매우 존경받아온 분입니다.
그는 후배들을 잘 돌봐주고
늘 친절하게 대해주었습니다.
이영구 선생과 백운산장이 있기 때문에
일본 산악인들이 북한산을 찾았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도쿄에서 ‘마운틴 고릴라 등산학교’를 운영하다
지금은 은퇴한 그는 지금까지 에베레스트, 초오유,
시샤팡마 등 히말라야와 알프스의 몽블랑과 마터호른,
안데스의 아콩카구아, 와스카랑, 북미 매킨리 등
세계 유명 산을 오르며 가이드 해왔다.
북한산을 찾은 이후에는
수많은 일본인들을 인수봉으로 안내하고
25년간 일본의 『암과 설』 『산과 계곡』 『악인』 등
산악잡지에 한국의 등반지를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해
국립공원관리공단(현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일본인 최초로 감사패를 받기도 했었다.
백운산장지기 이영구 선생의 49재 때 방한해 조문했던 야스무라 씨
야스무라 씨는
“백운산장이 산장으로서 그대로 남았으면 좋겠다”며
“일본도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는 산장들이 많은데
이곳을 왜 굳이 없애야하는지 모르겠다.
백운산장은 산악유산으로
후대에 남겨야할 곳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서
이영구 씨의 부인 김금자 씨를 만난 그는
계속 건강하기를 빌며 만일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연락을 해달라는 당부를 하고 떠났다.
출처 : 마운틴저널(http://www.mountainjournal.kr)